서비스 오픈 4년차의 스타트업이 네이버를 앞서기 시작했다.
전월세 전문 모바일 앱 ‘직방’의 이야기다.
랭키닷컴에 따르면 2014년 12월 4주 직방의 주간 이용자수는 58만명으로 네이버 부동산을 9만 5천명 차로 앞서기 시작했고, 1월 3주에는 이용자수가 81만 명까지 증가해 격차는 30만 명으로 더 벌어졌다. 같은 기간 유명 부동산 업체의 앱 이용자수가 15만 명을 넘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직방’의 성과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실감할 수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에서 작은 스타트업의 성과가 더욱 주목되는 것은 PC 온라인 시장에서 네이버와 부동산 전문업체 사이에 있었던 일 때문이다. 2009년 네이버의 부동산 서비스 진출로 직접적인 어려움에 놓인 부동산 업체들의 실상이 언론을 알려지며 골목상권 죽이기 논란으로 이어진 적이 있었다. 결국 2013년 상생 선언과 함께 네이버가 직접 운영을 종료하면서 일단락되었지만 네이버가 중소업체에 미치는 영향력을 여실히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다.
수년간 동종 서비스를 키워온 전문 업체도 아닌 신생 벤처기업이 어떻게 이런 결과를 낼 수 있었을까? 답은 모바일 이용자의 특성에 있다.
이용자들은 이제 더 이상 PC에서처럼 원하는 모든 것을 포털에서 검색하는 것으로 시작하지 않는다. 필요한 컨텐츠별로 적합한 앱을 설치해 이용하는 것에 익숙하고, 앱 자체도 대규모의 포털형보다 필요한 컨텐츠를 가장 쉽고 바르게 제공해 줄 수 있는 소규모의 특화 앱을 선호한다. 모바일 단말기에서 글자를 입력하거나 버튼을 조작하는 환경도 불편하고 원하는 정보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게 되면 데이터 사용료에 대한 부담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직방’은 도시에서 생활하는 2030세대의 1인 가구를 타겟으로 전세나 월세 정보를 전문으로 제공한다. ‘다방’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규모 경쟁이 유리했던 오프라인이나 PC와는 다르게 모바일에서는 전문성을 강조한 특화 경쟁이 중요하다. 얼마 전 핫딜 쇼핑 서비스 ‘쿠차’가 G마켓이나 11번가 앱 트래픽을 제칠 수 있었던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누구도 상대할 수 없을 것 같던 골리앗에게 싸움을 걸거나 어깨를 나란히 하는 다윗들이 앞으로도 속속 나타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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