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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방은 중개사무소를 위한 마케팅 플랫폼" 2016.06.17

기존 1인 가구에 맞춘 원룸 중개 서비스에서 아파트로 대상 확대…
6월 초, 서울 아파트 단지 정보 제공

2015년 12월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이 국내 한 스타트업에 350억원을 투자한다는 뉴스가 전파를 타며 해당 업체에 한껏 관심이 쏠렸다. 이 스타트업은 바로 부동산 중개 앱 ‘직방’이었다. 인간생활의 3가지 기본 요소인 의·식·주 가운데 유독 ‘주’와 관련한 산업 발달이 늦은 한국 소셜커머스 시장에서 직방은 차별화한 서비스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직방을 이끄는 안성우 대표는 허위 매물 근절을 통한 부동산 정보 서비스의 신뢰 회복을 목표로 ‘공익성 확보’와 ‘시장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좇고 있다.

김정필 부편집장

직방 창업 스토리가 궁금하다.
병역특례로 마리텔레콤과 엔씨소프트에서 게임 기획 및 개발 업무를 맡으며 벤처업계에서 일하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2005년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딴 뒤 삼일회계법인에 입사해 감사·컨설팅 업무를 배웠다. 이후 직접 투자를 해보며 벤처 생태계를 먼저 이해하고 싶었다. 블루런벤처스라는 곳에서 투자심사역(VC)으로 2년간 일한 뒤 블루런벤처스의 투자를 받아 2010년 채널브리즈(주)(직방의 전신)를 창업했다.

채널브리즈의 첫 사업 아이템이 직방이었나.
그렇지 않다. ‘브리즈’는 산들바람이란 뜻인데, 신선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채널’이 되자는 취지로 설립한 회사다. 사업을 특정하진 않았다. 처음에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사업을 출시했지만 잘 안 됐다. 그다음 프로젝트가 바로 ‘직방’이었다. 이후 사업 브랜드 명칭을 기업명으로 바꾸고 주거정보 서비스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직방의 사업 아이템은 예전부터 머릿속에 그렸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 해외 부동산 관련 앱 서비스 시장은 굉장히 발달해 있는데 한국에는 제대로 된 비즈니스 모델이 없어서 해봐야겠다고 판단했다.

시장에 진출할 때 ‘네이버부동산’이란 큰 산이 버티고 있었다.
사실 원룸에 특화된 서비스는 존재하지 않았다. 당시 1인 가구가 증가해 원룸 시장이 커지는 추세였다. 우리는 원룸, 투룸, 오피스텔 등 1인 가구에 적합한 콘텐츠로 틈새시장을 노렸다. 기존 업체는 매물정보에 ‘사진’이 없었다. 매물 상태가 어떤지 구체적인 설명도 없었다. 이 때문에 소비자가 주거 매물을 구할 때 정말 필요로 하는 정보를 수집해 제대로 제공하자는 취지로 사업을 시작했다.

안심 매물 100%에 도전

▲ 안성우 직방 대표가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삼일빌딩 13층에 있는 회사 입구에서 직방 로고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공인회계사인 그는 엔씨소프트 등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한겨레 박승화

직방은 주거 관련 정보를 사진까지 포함해 구체적으로 올려 소비자의 호응을 이끌었다. 시스템을 어떻게 안착시켰나.
사업 초기, 직방의 인지도가 없는 상황에서 부동산중개소의 협조를 이끌어내는 일은 쉽지 않았다. 고객을 유인하려고 허위 매물을 올리는 업계 관행을 단번에 깨뜨리기도 어려웠다. 이 때문에 처음엔 실제 거래와 계약은 공인중개사로 연결하되, 우리가 직접 임대인으로부터 매물정보를 수집해 고객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당시 전 직원 15명이 1년간 발품을 팔아 사진을 찍고 지도에 표시해가며 20만 가구(1만5천 개 건물)의 임대정보를 구축했다. 서비스 출시 뒤 매물정보가 정확하다는 입소문이 나자 트래픽과 매출이 동시에 올랐고 이를 바탕으로 투자금을 유치했다. 중개사들도 서비스의 진의와 효용성을 알아보고는 보유 중인 매물을 등록하고 직방이 검수하는 지금의 플랫폼 형태로 전환하게 됐다.

시장 진입 성공의 핵심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기존 서비스가 해결하지 못한 가장 큰 문제는 ‘허위 매물’ 관리였다. 결국 이것을 차별화해야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직방은 매물정보를 올릴 때 정확하고 구체적인 집의 정보를 비롯해 실제 방 내부 사진 5장 이상을 반드시 올리도록 한다. 방(건물·집)의 위치와 크기는 기본이며, 지하철역과 도보 거리(5분/10분/15분으로 구분), 관리비, 주차장 및 엘리베이터 유무, 난방, 인근 편의시설 등 구체적인 정보를 올리도록 한다. 그리고 우리가 직접 이를 검수·관리한다.

정확한 매물정보를 유독 강조하는 이유는.
직방은 과거 부동산 정보 서비스 시장에 팽배했던 불신과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려고 탄생한 서비스다. ‘믿을 수 있는 정확한’ 매물정보는 우리 사업의 핵심이다. 사업 시작부터 4년간 겪은 이런 고민을 담아 2016년 1월부터 ‘안심중개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른바 ‘안심중개사 5계명’(허위 매물 금지 등 직방에 등록된 중개사들이 지켜야 할 약속)을 어기면 안심중개사 자격을 일정 기간 박탈한다.

허위 매물 비중은 어느 정도 되나.
허위 매물 비중은 10% 이하다. 사실 허위 매물 정책에 위반되면 부동산중개소를 회원에서 탈퇴시키니까 매출에는 도움이 안 된다. 회원관리팀은 그럴 때마다 굉장히 힘들어하고 가슴 아파한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매물정보 관리가 전부 비용이다.
현재 매물관리팀 인원은 약 20명이다. 이 팀은 직방의 신뢰도를 책임지는 조직이며, 지속적으로 충원하고 검수 업무를 강화하고 있다. 매물관리팀의 인력 충원과 운영비 지원은 아끼지 않고 있다.

연도별 거래 건수와 거래액, 중개보수액 현황은 어떤가.
2015년 한 해 동안 직방을 통해 거래된 중개보수액은 1840억원, 거래 건수는 36만7995건, 거래액(전세 환산가)은 약 23조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은 중개보수액 5140억원, 거래 건수와 거래액은 각각 102만8022건, 64조원으로 3배 성장이 전망된다.

현재 직방 회원 수와 등록된 부동산중개소, 누적 매물은 얼마나 되나.
2016년 4월 기준 직방 앱 다운로드(이용자) 수는 1400만 건이며, 회원중개사무소는 8천 곳이다. 거래 누적 매물 수는 450만 건을 돌파했다.

수익구조가 궁금하다.
직방은 부동산중개소에서 매물정보를 올릴 수 있는 장을 마련한 플랫폼이다. 부동산중개소가 매물정보를 올릴 때 ‘광고비’를 받으며, 이용자나 부동산중개소로부터 중개 보수 개념의 비용은 받지 않는다. 또 광고한 매물이 거래되고 나면 한 달간은 그 자리에 다른 매물을 올릴 수 있다. 따라서 매물 개수당 광고비가 책정되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중개소와의 계약 형태는 어떻게 되나.
매물 노출 개수는 10개 단위부터 선택할 수 있다. 단, 오피스텔 단지 상품은 5개부터도 된다. 한 중개사무소가 매물 25개를 갖고 있을 경우 20개의 슬롯을 구매해 한 달 동안 매물 20개를 바꿔가며 광고할 수 있다. 매물 1개가 거래될 때 받는 중개 보수를 생각하면 개당 광고비는 광고 효과 대비 매우 합리적인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 안성우 대표가 직방의 개방형 사무공간을 배경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직방의 사무공간에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언제든 차를 마실 수 있는 탁자가 놓여 있다. 한겨레 박승화

그동안 얼마나 투자를 유치했나.
직방은 창업 이래 골드만삭스와 알토스벤처스, 블루런벤처스, 캡스톤파트너스 등 10여 곳의 벤처캐피털(VC)로부터 총 누적 투자금 650억원을 유치했다. 2015년 1월 블루런벤처스, 알토스벤처스 등 7개 VC로부터 210억원을, 2015년 12월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으로부터 380억원을 투자받았다.

2015년 한국감정원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한국감정원이 자사의 데이터베이스를 공유할 괜찮은 기업을 물색하다 직방을 선정해서 먼저 연락해왔다. 한국감정원이 보유 중인 부동산 시세와 거래 조건, 실거래가 등의 정보를 직방과 공유하고 있다. 우리는 소비자를, 한국감정원은 데이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직방이 추구하는 기능적 목표는 부동산 중개인가, 마케팅인가.
회원 중개사무소들을 위한 마케팅 플랫폼이다. 스타 마케팅이 눈길을 끈다.
직방은 2014년 12월 부동산 정보 서비스 업계 최초로 톱모델을 기용해 텔레비전 CF 등에 광고를 냈다. 이는 이용자 확대에 큰 도움을 줬다. 기본적으로 부동산 정보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인식 변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모델 사진을 활용한 다양한 포스터, 배너 등을 회원 부동산중개소에 배포해 활용하도록 함으로써 기존 동네 복덕방 분위기에서 벗어나 밝고 감각적인 트렌드로 변신하게 했다. 젊은 이용자층의 접근성도 높였다. 직방이 ‘선직방 후방문’이라는 광고 카피를 내세운 직후 부동산중개소에 가기 전 미리 매물정보를 확인하는 등 소비자들의 행동 변화가 일어난 것 역시 유의미하다.

직거래 기능도 있는데 이용률은.
기본적으로 직거래 매물은 전체 매물의 3% 미만이다. 거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이용자에게 권장하지는 않는다. 궁극적으로 직거래 매물 거래를 아예 배제할 계획이다. 현재 직거래 매물을 올리려고 할 때는 위험성을 경고하는 창을 띄우고 있다.

아파트 정보로 서비스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 있나.
현재 한국에서 가장 일반적 가족 단위 주거 형태인 ‘아파트’의 단지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6월께 출시할 계획이다. 기존 1~2인 가구에서 4인 가구로의 시장 타깃 확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 아파트 개별 매물정보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서비스와 차별화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 정보까지 서비스 확대

서비스 형태를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집을 구하는 사람 입장에서, 그리고 주거환경 관점에서, 집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구축하려고 한다. 이 서비스에는 아파트 단지 실사진 및 영상, 단지 내 편의 시설과 학교·교통 등 주변 생활권의 구체적인 설명, 실거주 경험이 있는 이용자의 리뷰 등이 포함된다. 아파트에 대한 단순 매물 정보가 아닌 단지 정보, 즉 ‘생활’에 대한 콘텐츠를 제공하려 한다. 아파트를 구할 때 여러 지역을 직접 가지 않고도 직방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서비스 대상 지역은.
우선 서울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2015년 하반기부터 약 50명의 인력이 서울 전역을 돌며 사진 등 지역 정보를 수집했다. 그동안 투자받은 돈의 상당 부분을 여기에 쏟았다.

다른 아이템도 구상 중인가.
직방은 비즈니스 영역으로 보자면, 부동산이라기보다는 ‘주거’다. 지금 제공하는 단순한 집에 대한 정보를 확대한다면, 흔히 집을 구한 뒤 필요한 이사, 청소 등 연계된 것들이 떠오른다. 사업을 확장할 경우 이런 것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아직 생각만 하는 단계다.

fermat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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